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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폐휴대폰속 금속, 묻히면 ‘독’ 빼내면 ‘돈’
   관리자    2006-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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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휴대폰속 금속, 묻히면 ‘독’ 빼내면 ‘돈’
높은 온도에서 녹여 유용한 금속만 회수
유해한 산성용액 대신 미생물 이용하기도


환경부와 정보통신부는 12월 한 달 동안 이동통신사, 휴대폰 제조사와 함께 폐휴대폰 수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폐 휴대폰이 일반 쓰레기로 소각, 매립되면 인체와 토양에 유해한 공해물질들이 방출된다. 국내에서는 연간 1000만대 가량의 폐 휴대폰이 수거되고 있지 않아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킬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반면 제대로만 처리하면 금과 은 같은 귀금속을 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세계적으로 환경도 구하고 돈도 버는 폐전자제품 재활용기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독(毒)과 돈(錢)의 두 얼굴
국내에서 생산되는 휴대폰은 연간 1555만대 이지만 수거되는 폐휴대폰은 최대 510만대에 그치고 있다. 휴대폰에는 납·카드늄·코발트·베릴륨·비소와 같은 독성물질이 들어있다. 올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휴대폰 한 대에 들어있는 납이 0.2g. 1999년 이후 생산된 1억886만대의 휴대폰에서 1만4630㎏의 납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제대로 처리를 하지 않으면 2억9269만t의 먹는 물을 오염시킬 수 있는 양이다. 실제로 최근 아프리카 아이보리코스트에서는 폐전자제품, 이른바‘전자쓰레기(ewaste)’를 태울 때 나오는 독성 연기에 중독돼 10명의 사망자를 포함, 7만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런데 폐휴대폰에는 유해한 성분만 있는 것이 아니다. 휴대폰의 인쇄회로기판(PCBs, Printed Circuit Boards)을 잘 보면 노란색의 얇은 막이 있는데 이 게 금이다. 반도체칩에 나있는 머리카락 굵기의 가는 선도 금이다. 폐휴대폰 12만대에서 순도 99.99%짜리 1㎏금괴하나를 얻을 수 있다. 금 외에도 은, 팔라듐 같은 귀금속과 구리, 주석, 니켈, 탄탈륨 등의 유용한 금속들도 포함돼 있다.
환경을 보호하고 유용한 자원을 재활용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전자쓰레기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이다. 유럽연합(EU)은 전자쓰레기의 재활용을 의무화하는 규정을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그 핵심은 제조사가 재활용까지 책임지는 강력한 생산자책임 재활용제도. 국내에서도 컴퓨터와 휴대폰 등 10개 전자제품에 대한 생산자책임 재활용제도를 2003년 부터 도입했다. 그러나 국내에서 수집된 폐휴대폰은 대부분 수출되거나 단순히 소각, 매립되고 재활용되는 양은 2.5%에 불과하다. 때문에 대규모 재처리 공장이 가동되고 있는 유럽에 비해 재활용 기술도 제대로 활용되고 있지 못한 상태다.

◆방앗간 원리 이용한 분리기술
폐휴대폰 처리 기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높은 온도에서 녹여서 값비싼 금속을 회수하는 방법으로 선진국에서 상용화된 기술이다. 일단 휴대폰에서 PCB를 분해한다. 이것을 40㎜이하로 잘게 부순 다음, 용광로에 넣는다. 이때 구리를 함께 넣는데 PCB가 녹으면서 그 안에 들어있는 유용한 금속은 마치 자석에 철가루가 달라붙듯 구리 쪽으로 모이게 된다. 여기에 전기를 걸어주면 구리는 음극 쪽으로 모이고 양극에는 유용한 금속만 남게 된다. 그러나 이 방법은 공정이 복잡하고 대규모의 구리 제련로가 따로 있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용광로를 사용할 때 구리를 넣지 않고 그냥 섭씨 1000도 이상의 고온에서 녹이는 방법도 있다. 철광석이 쇳물이 되듯 금속은 액체상태가 되며 금속이 아닌 성분은 슬래그(slag)라 불리는 찌꺼기 상태로 분리된다. 공정이 단순하기는 하지만 에너지 낭비가 심해서 처리할 전자쓰레기가 웬만큼 많은 양이 아니면 경제성이 떨어진다.
둘째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개발된 방법으로 용광로를 사용하지 않고 산과 알칼리 용액을 사용하는 이른바 습식법이다. 벼 낱알을 떨어내는 탈곡기처럼 기다란 원통에 작은 망치가 달려있는 장치로 PCB를 잘게 부순다. 다음엔 방앗간에서 고추를 빻듯이 잘게 부순 것을 다시 가루 상태로 만든다. 가루에 공기를 불어주면 금속보다 가벼운 물질들은 날려 보낼 수 있다. 또 자력을 걸어주면 철이 아닌 금, 은, 팔라듐같은 귀금속을 분리할 수 있다. 전기를 걸어주면 전기가 흐르는 도체는 반발력에 의해 튕겨나가고 부도체는 그대로 있게 된다. 분리된 금속들은 다시 적절한 산과 알칼리 용액으로 녹여낸 뒤 금이나 은을 따로따로 추출한다.

◆금속 녹이는 미생물도 이용
최근 지질자원연구원은 환경에 유해한 산성용액 대신 미생물을 이용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광산에 사는 박테리아 중에는 철분을 먹고 사는 종들이 있다. 이들에게 PCB를 주면 철분을 먹고 부산물로 각종 금속을 녹일 수 있는 산성물질을 배출한다. 아직 금속 회수율이 기존 습식법의 80%에 그치고 반응시간이 기존 1~2시간에 비해 5~6일로 너무 길다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연구팀은 화산지대처럼 고온에서 사는 박테리아 중에서 같은 능력을 가진 것들을 이용하면 반응시간을 절반 이하로 줄일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산이나 알칼리 용액을 사용하지 않고 전기분해로 염소를 발생시켜 PCB에서 유용금속을 녹여내는 기술도 개발됐다.

조선일보 이영완기자 ywlee@chosun.com / 2006.12.13